🍱 감정병동일지 4화
“간호사의 식사는 사치입니까?”
“선생님, 밥은 드셨어요?”
환자분들이 종종 물어보십니다.
“아직이요~ 조금 이따 먹을 거예요”라고 웃으며 말하지만,
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어요.
그 ‘조금 이따’는…
오늘도 오지 않는다는 것. 😇
⏰ 점심 = 퇴근하고 먹는 것
제가 근무하는 병원은 식사를 하러 가려면 자리에서 나가야 해요.
그런데 자리를 비우는 순간 벌어지는 일들… 상상해 보세요.
- 🙋♀️ “선생님~ 이 환자 진통제 요청했어요!”
- 📑 밥 먹고 오면 쌓여있는 추가 처방들...
- 📞 “이 환자 상태 이상한데… 담당 누구죠?”
내가 밥을 먹고 오면 여기저기서 나를 찾아요.
"00쌤! 김아무개님이 아프시다 해서 진통제 줬어요!
00쌤 이거 확인해 달라고 전화 왔는데 이거 어떻게 확인하면 돼요?"
💻 업무는 계속 밀리고, 스케줄은 산산조각...
결국 밥 먹고 오면 더 바빠지는 걸 아는 저는
‘그냥 안 먹고 퇴근 후에 먹자’는 마인드가 생깁니다.
배는 고픈데…
업무 스트레스가 배고픔을 잊게 해요. 🥲
🌙 저녁시간의 저주: 먹으면 터진다
가끔은 저녁을 먹을 때도 있어요.
하지만 꼭 그때 뭔가 일이 터집니다.
- 평소 조용하던 환자가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거나
- 산소포화도가 떨어져서 응급상황이 발생하거나
진짜로 묻고 싶어요.
왜 하필 지금이죠...? 왜 꼭 밥 먹는 그 순간에 일이 나는 거죠...? 🥹
💉 신규 시절의 밥 트라우마
신규였던 시절, 시니어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.
“밥 먹고 오자~ 괜찮아~”
오래간만에 식판 들고 신난 마음으로 구내식당 GO!
그런데…
📞 띠리리리리리— “OO 환자 객혈이에요.”
그날의 밥… 눈으로만 봤습니다. 식판 버리고 바로 복귀했죠.
그날의 메뉴?
기억 안 나요. 진심으로요. 😇
🍚 환자에겐 “밥 잘 드세요”
간호사는… 공복입니다
“밥 잘 챙겨 드세요~”라고 말하지만,
- 정작 우리는 냉장고에 넣어둔 간식도 꺼낼 틈 없고
- 물 한 모금 겨우 마시며 다음 업무로 넘어가고
- 퇴근 후 배달앱을 켜며 ‘오늘도 공복 퇴근 성공’이라는 성취감을 느껴요
… 물론 그건 배고픔에 미쳐버린 마음의 착각일 뿐이지만요. 🤯
🥄 마무리 잡담 with 나 자신
언젠가는… 밥 먹는 시간조차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
안전하고 여유로운 병동이 되기를 바라며,
오늘도 수액보다 밥이 고픈 간호사였습니다. 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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